나도 LG 트윈스 팬입니다. 94년도부터 쭉 팬입니다. 7살부터 쭉 팬입니다.
올해 상황 보는데 누가 속 안 탈 것 같습니까? 전반기 그렇게 잘하다가 후반기 쭉 내려가면서 5위까지 쳐졌는데 속 안 타면 그 게 팬이겠습니까? 그냥 구경하는 사람이지.
나도 올해 LG는 일단 포기하자고 봤어요. DTD 걸린 걸 어쩌라고요. 내려갈 팀 내려간다는데 팬들이라는 게 가서 화내면 그게 올라갑니까?
쉬라고 해요. 한 8위 하라고 하세요, 차라리. 소위 "팬"이라고 칭하는 인간들이 하는 말이 그 것 밖에 안 됩니까?
선수들이 욱해서 뭐라고 한 것도 언짢긴 하지만, 지금 가을야구 하고 싶다고 하는 건 팬들만 그럽니까? 선수들은 가을야구 하기 싫어서 안 하는 줄 압니까? 가을야구가 뭔데요?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이 꿈꾸는 곳입니다. 미쳤다고 프로된 선수가 "난 가을야구 하기 싫으니까 바보같이 할래."합니까?
올해 솔직히 LG 답답한 건 전반기부터 이미 예고 되었던 겁니다. 이대형, 이진영, 오지환, 이택근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로 빠지고, 게다가 전년도 에이스 봉중근은 수술을 해야 되어서 아예 시즌 아웃인 상태였고. 솔직히 이런 식으로 주전 빠지는데 계속 4강권 지킨 게 더 놀라웠는데요? 신고선수들까지 쓰고 거기다가 백업 자원들 다 끌어올리고 오죽하면 보통 때는 백업인 김태완과 서동욱이 주전자리로 들어옵니까?
솔직히 말이죠. 나 이 번 해에 봉이 시즌 아웃되고 주전들 저렇게 빠질 때 "이대로 미끄러지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5위란 말이죠. 웃기지요. 그렇게 져놓고도 아직도 5위란 말이죠.
그래요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우리 4강 물건너 가는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올해로 LG 트윈스 야구하는 거 끝입니까? 왜요? 모두들 내년에 지구 멸망한다고 걱정합니까?
그런 걱정 하지 말죠? 어차피 끝나봐야 2012 시즌 끝나고 멸망하니까 우리 좀 이제 그만합시다.
욕하고 싶으면 TV에다 대고 하세요. 남들 다 보이는데 욕 쓰는 거 보면 인터넷이 무슨 동네 화장실입니까?
넥센한테 스윕, 한화한테 위닝 바쳤다고 다들 쇼크가 큰가 본데...
그 잘나가던 SK 수염 연승을 끊은 게 넥센이고
올해 갑자기 상위권들을 긴장타게 한 게 한화였습니다.
승부에 세계란 그런 겁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풀리는 날도 있고 조금 설렁설렁 해도 풀리는 날도 있고.
더군다나 한 명이 아니라 팀으로 하는 경기는 한 선수 컨디션만 좋다고 해서 잘 풀리는 것도 아닙니다.
LG는 만년 전력만 따지면 강팀이고 속은 따보면 비었다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프로야구에서 꼴지 안 해본 팀은 삼성뿐입니다.
1990년도, 1994년도 LG는 우승도 했습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사람들은 바뀝니다.
하지만 한가지 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게 있다면 그 건 진정한 팬심입니다.
현재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평생 필드 위를 뛰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의 그들을 바라보는 것만은 아닙니다.
필드로 들려오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환호성과 짙어오는 밤에도 모든 것을 비쳐주는 라이트 속에 서 있는 자신을 꿈꾸는 꿈나무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부탁입니다.
우리 올해 4강 싸움 못 간다고 선수들까지 힘들게 만들지 말아요.
우리들이 4강 못 갔다고 구박해도 선수들에겐 더욱 짐만 됩니다.
구박이 아니라 격려를 해줍시다.
우리는 LG 트윈스가 더욱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그렇기 때문에 져서 화나고 짜증나도 어김없이 경기하는 날에는 또 LG 트윈스를 응원하고 있다고...
질타가 아닌 사랑으로. 승부에 집착하는 마음이 아니라 진정 팬들로 선수를 사랑하는 자세를 보입시다.
어제 LG 플레이 마음에 안들었다고 욕했던 스스로에 대해서도 반성하면서 글을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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